나와 맨디블 양_도널드 바셀미

11월 20일
우리는 징후를 장래의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맨디블 양은 내 우뚝한 키와 낭랑한 목소리에서, 내가 언젠가 자기를 침대로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수 앤은 그 똑같은 징후를 다른 식으로 해석한다. 자기가 알고 있는 남자들 중에서 내가 특별해서 가장 탐나며, 따라서 가장 탐나는 것은 무엇이나 그렇듯이 자신의 특별한 소유물을 뜻하는 것이라 해석한다. 이런 해석들 중 어느 것도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삶의 과정에서 그 해석들에 대한 믿음을 잃기 마련이다.

나도 옛날의 신분으로 살 때는 사훈이 손해사정인의 의무를 요약한 것이라 해석하며, 회사의 본심을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 또 아내로서 갖추어야 할 징후들을 모두 갖춘 여자를 아내로 얻었기 때문에 나는 사랑을 마침내 찾았다고 믿었다. 브렌다는 지금 맨디블 양과 수 앤 브라운리를 착각에 빠져들게 한 바로 그 징후들을 보고, 다시는 지루한 삶을 살지 않을 거라 약속받았다고 느꼈다. 맨디블 양과 수 앤, 나와 브렌다, 구디 카인드 씨, 우리 모두는 성조기가 일종의 보편적 정의를 상징한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미래의 시민들을 품은 이 인큐베이터에서 주변을 바라보며, 징후는 징후일 뿐이고, 그런 징후 중 일부는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다. 

12월 7일

여기에서 나는 이런저런 맹세를 한다. 충실히 지킬 수 없어 나중에라도 나를 곤경에 빠뜨리고 내게 아무 것도 해내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안겨줄 맹세들이다. 모든 것이 인지할 수 있는 과정의 결과로 주어진다. 예컨대 4라는 답을 얻고 싶으면 2와 2를 더하면 된다. 모스크바를 불바다로 만들고 싶으면, 이미 다른 방문객이 선택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그만이다. 바비 밴더빌트처럼 란치아 2400cc 쿠페를 갖고 싶어도 적절한 과정을 거치면, 즉 돈을 벌면 된다. 내가 원하는 게 돈 자체라면, 돈을 벌기만 하면 된다. 이런 모든 목표들이 예산위원회가 보기에는 똑같이 아름다운 모양이다. 그 증거는 철골과 유리로 무의미하고 불품없이 지어진 학교 건물, 우리가 저지른 부끄러운 몇몇 전쟁들에 대한 맨디블 양의 무미건조한 강의 등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때로는 순서가 뒤엉키고, 실수가 범해지며, 징후가 잘못 읽혀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은 적절한 단계를 밟아 올바른 답을 구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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